경성UBF

ㆍ작성자	관리자
ㆍ작성일	2024-08-25 (일) 10:52
ㆍ분 류	마가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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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마가복음 제23강]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2024년 마가복음 제23강 최동진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말씀 / 마가복음 14:27-72
요절 / 마가복음 14:36 “이르시되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예수님이 유월절 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죽음의 의미를 가르치신 후 본격적인 수난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지금껏 죽음을 향해 오신 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연약한 모습을 보이십니다. 그러나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신 후 주도적으로 담대하게 고난을 길을 가십니다. 반면에 제자들은 예수님 앞에서는 큰소리를 치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다가 예수님이 체포되시자 예외 없이 다 도망갑니다. 특히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다 도망치고 홀로 남은 상황에서 어떻게 그 고난을 감당하실 수 있었습니까? 이 시간 겟세마네 기도를 통해 참된 자기 부인과 자기 십자가의 본을 보여주신 예수님을 잘 배울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I.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27-42)
은혜로운 성찬식을 마치시고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감람산으로 가시면서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27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이는 기록된 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들이 흩어지리라 하였음이니라.” 이 말씀은 스가랴서13장7절에 예언된 말씀입니다. 여기서 목자이신 예수님을 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예수님에게 닥칠 고난은 하나님이 주도하고 계신 것입니다. ‘버리리라’는 말은 ‘실족하다’란 뜻으로서 제자들이 믿음을 잃게 될 것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자식처럼 돌본 양이 흩어지고 도망간다면 목자에게 이보다 더 절망스럽고 마음 아픈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럴 때 양들에 대한 애정이 사라지고 소망을 끊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양들이 흩어지는 사건조차도 기록된 말씀이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보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연약함을 이해하시고 변함없이 사랑하셨습니다. 그들이 도망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소망과 방향을 주셨습니다. 28절을 보십시오. “그러나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 제자들은 실족한 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갈릴리로 가지만, 예수님은 살아나신 후 제자들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위해 그들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셔서 제자들을 기다리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끝까지 그리고 절대로 제자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랑하셨습니다. 베드로는 그런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만큼은 절대 예수님을 버리지 않을 거라고 장담했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믿었습니다. 베드로의 말은 고난을 앞둔 예수님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야 고맙다, 너밖에 없다, 역시 너는 나의 수제자야” 그러셨습니까? 아닙니다. 오히려 엄중한 표현까지 쓰시면서 더 심각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30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이 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하는 것이 그렇게 먼 훗날의 일이 아닙니다. 바로 오늘 밤, 몇 시간 안에 세 번 부인한다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예고는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했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이 베드로에게는 매우 수치스럽고 모욕적으로 들렸을 것입니다.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예수님이 야속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가 자신을 아는 것보다 베드로를 더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연약함을 극복하도록 돕고자 하셨습니다. 그러나 더욱 힘주어 예수님께 대한 충성을 다짐했습니다.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그러자 모든 제자도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31) 이는 베드로의 진심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말씀보다 자신을 더 믿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자기가 한 말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우리도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 때문에 실망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예수님이 나를 잘못 부르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나의 연약함과 허물과 나의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나를 가장 잘 아시는 예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기도함으로 사탄의 공격을 이기고 제자로서 굳건한 믿음을 지키는 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유월절 식사를 마치고 ‘겟세마네’라는 곳에 이르셨습니다. ‘겟세마네’란 기름을 짜는 틀이란 뜻입니다. 예수님은 이곳에서 자신의 몸을 기름을 짜듯이 피땀 흘리며 기도로 영적인 싸움을 싸우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가 기도할 동안에 너희는 여기 앉아 있으라 말씀하시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데리고 가셨습니다. 이때 예수님은 심히 놀라고 슬퍼하시며 세 제자들에게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34절을 보십시오. “말씀하시되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 하시고” 예수님은 이미 제자들에게 고별설교를 하시면서 아버지 집에 거처를 예비하러 간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실 것도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처럼 놀라고 슬퍼하시는 것입니까? 예수님의 죽음은 온 인류의 모든 죄를 담당하시는 대속의 죽음입니다. 모든 인류의 죄의 형별을 대신 감당하시기 위해 죄인들이 당해야 할 모든 육체적, 정신적, 영적 고통을 대신 감당코자 하실 때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될 지경에 이르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비록 영적으로 어리지만 기도의 동역자로 삼으시고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는 단독자로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하셨습니다.
35,36절을 보십시오, “조금 나아가사 땅에 엎드리어 될 수 있는 대로 이 때가 자기에게서 지나가기를 구하여 이르시되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예수님은 세 제자로부터 조금 나아가사 땅에 엎드리어 기도하셨습니다. 땅에 엎드렸다는 것은 하나님께 절대복종의 자세를 나타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필사적으로 기도의 싸움을 싸우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셨습니다. ‘아빠’는 아람어로 아버지를 친근하게 부르는 어린아이의 언어입니다. 여기에는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깊은 신뢰와 친밀함이 담겨 있습니다. 사랑하고 신뢰하는 사이일수록 관계가 깨어질 때 아픔이 더 큽니다.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큰 스트레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아픔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3년간 동고동락하던 제자들에게 버림받으시고, 모든 사람에게 버림받으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일시적으로나마 사랑하는 하나님께로부터도 버림받으셔야 했습니다. 하나님의 저주와 진노를 받으시고 하나님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아야 하는 고통은 예수님에게 심히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때가 자기에게서 지나가기를 간구하셨습니다. ‘이 때’는 ‘이 잔’을 마셔야 할 때로서 십자가에 죽으셔야 할 때를 의미합니다. 예수님도 할 수만 있으면 십자가를 지고 싶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예수님은 십자가를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고통스러운 심정을 토로한 것입니다. 이는 육신을 입고 계신 예수님의 솔직한 마음의 소원이었습니다. 대게 사람들은 하나님의 뜻보다 자기의 생각과 뜻을 더 앞세웁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원대로 마옵시고 내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뜻을 찾고 순종하기보다 내가 하나님께 바라는 것을 어찌하든지 관철시키고자 합니다. 사실 하나님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이 때’가 지나가게 하실 수도 있었고 ‘이 잔’을 옮기실 수도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자녀가 위기 속에서 아버지에게 도움을 구할 때 능히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버지이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끝까지 침묵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 잔을 치워주시기보다 천사를 보내어 힘을 더해주셨습니다. “천사가 하늘로부터 예수께 나타나 힘을 더하더라.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22:43,44) 마지막 순간 예수님은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심으로 자기의 소원보다 하나님의 뜻을 더 앞세우셨습니다.
기도란 자기 생각, 자기의 뜻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자기를 복종시키는 것입니다. 연약한 인간이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 나의 힘만으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릴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청하셨습니다. 십자가를 적극적으로 감당하기 위해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기까지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기도하셨습니다. 겟세마네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쳐 복종시키는 영적 투쟁이었습니다. 겟세마네 기도는 예수님의 순종의 삶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본래 그 본체가 하나님이시지만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비천한 육신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낮아져 오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죽으시기까지 철저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 순종하기 위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이는 히브리서 5:7-9절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그의 경건하심으로 말미암아 들으심을 얻었느니라. 그가 아들이시면서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워서 온전하게 되셨은즉 자기에게 순종하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고” 예수님도 고난을 통해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겟세마네 기도의 싸움에서 승리하셨습니다. 이로써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완성하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를 배워서 날마다 아버지 하나님께 나아가 자기를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기까지 간절히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데에 쓰임 받는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37절을 보십시오,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돌아오셔서 제자들이 자는 것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시몬아 자느냐 네가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한 기도가 필요한 이 중요한 시점에 제자들이 왜 자고 있는 것입니까? 제자들은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제자들은 예루살렘 입성 이후 예수님께서 자꾸 십자가에 대해 말씀하시자 스트레스를 받고 슬픔에 짓눌렸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 하셨지만 그들은 자고 있었습니다. 주님은 앞으로 져야할 십자가로 인해 고뇌하시고 슬퍼하시는데 그들은 이 막중한 문제 앞에 어찌할 줄 모르고 육신의 연약함에 빠져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도에 익숙하지 않은 제자들은 이 심각한 현실 앞에서 기도해야 하겠다는 절실한 소원을 갖지 못했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피곤해져서 영적 투쟁을 하기가 힘이 듭니다. 기도하려 해도 기도에 집중하지 못하고 잠으로 현실을 도피해 버립니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할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지금 기도하지 않으면 장차 시험에 들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38절을 보십시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이 말씀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깨어 기도해야 하는 절대적인 이유에 대해 가르쳐줍니다. 첫째로, 사탄의 시험에 들지 않기 위함입니다. 사탄은 우리보다 강하고 간교하기 때문에 우리의 힘과 지혜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영적 분별력을 잃고 사탄의 시험에 들게 됩니다. 둘째로, 육신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육신이 약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육신이 약하기 때문에 더욱 깨어서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에 연단되지 않을 때 대게는 마음의 원보다 육신의 소욕을 따라가게 됩니다. 우리는 육신이 연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겸손히 주님의 도우심을 더우 절실히 구해야 합니다. 기도함으로 마음의 소원과 육신의 소욕의 괴리를 좁혀나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조차 육신의 연약함을 인정하시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기도하셨습니다. 깨어 기도할 때 우리 마음속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인간적인 생각과 죄의 소욕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기도는 연약한 육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탄의 시험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연약함을 인정하고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있어 기도하라고 명하십니다. 우리 자신도 깨어서 기도하지 않으면 시험에 들게 됩니다. 예수님이 기도하라고 명하신 말씀에 순종하여 기도로써 시험을 이기게 하시길 기도합니다.
예수님은 동일한 기도제목으로 세 번이나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마음으로 깊이 영접하고 앞으로 모든 십자가의 고난을 감당할 영적인 힘을 덧입으시기까지 반복해서 기도하셨습니다. 그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예수님의 원대로 ‘이 때’가 지나갔습니까? ‘이 잔’이 옮겨졌습니까? 아닙니다. ‘이 때’가 왔습니다. 예수님은 죄인의 손에 팔리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원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41,42절을 보십시오. 처음 기도를 시작하실 때에는 예수님의 마음에 번민과 고통과 슬픔과 두려움으로 죽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기도하신 후에는 ‘이 때’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결정적인 때로 보셨습니다. 고난의 잔에 담긴 아버지의 마음과 뜻을 분명하게 보시고 자기 소원을 내려놓고 아버지의 소원을 이루고자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치열한 기도의 싸움에서 승리하시고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담대히 일어나셨습니다. 최고의 기도의 응답은 하나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42절을 보십시오.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느니라.” 세 번의 기도를 통해 예수님은 육신의 연약함, 사탄의 시험을 완전히 극복하시고 이제 고난의 잔을 적극적으로 마시고자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잡으러 온 무리들을 피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당히 나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은 확신과 용기로 충만해지셨습니다. 우리도 날마다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 육신의 소욕을 이기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려는 기도의 승리를 체험하고 하나님의 뜻을 섬기는 종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II. 내가 그니라(43-72)
43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말씀하실 때에 곧 열둘 중의 하나인 유다가 왔는데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에게서 파송된 무리가 검과 몽치를 가지고 그와 함께 하였더라” 예수님을 팔아넘기는 죄인은 놀랍게도 열두 제자 중의 하나인 유다였습니다. 유다의 배반의 키스에 맞춰 무기든 자들이 예수님을 잡았습니다. 그러자 제자 중 한 사람이 칼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서 귀를 떨어뜨렸습니다. 요한복음에서는 베드로라고 그의 실명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베드로는 이렇게 함으로써 예수님께 대한 충성을 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인간적인 충성심은 예수님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가 검을 빼어 혈기로 대항한 것은 용감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의 내면의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그가 깨어 기도하지 않았을 때 내면의 두려움을 이길 수 없었고 혈과 육으로 대항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검을 사용하지 않으신 것은 검을 사용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오히려 성경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체포에 응하셨습니다. 49절을 보십시오. “내가 날마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으면서 가르쳤으되 너희가 나를 잡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나 이는 성경을 이루려 함이니라 하시더라.” 자신을 배반한 제자와 자신을 체포하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예수님은 어떻게 이 모든 상황을 성경이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보실 수 있었습니까? 깨어서 기도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고난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위해 적극적으로 십자가를 지고자 하신 것입니다.
반면에 제자들은 어떠합니까? 예수님이 체포당하시자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갔습니다.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주와 함께 죽겠다던 굳은 맹세는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51,52절에 보면 한 청년이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님을 따라가다가 무리에게 잡히게 되자 홑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청년은 저자 마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자신이 예수님이 체포당하신 것을 본 목격자임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의 연약함은 이후에도 나타납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그는 바나바 삼촌과 바울과 함께 전도여행을 떠났다가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도망합니다(행13:13, 15:38) 그러나 후에 그는 사도바울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동역자가 되었습니다.(딤후4:11) 예수님의 열한 제자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환영하고 따르던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버리고 떠났습니다. 예수님은 홀로 고난의 길을 걸어가셔야 했습니다. 53절을 보십시오. 예수님은 자신이 예고하신 대로 대제사장들과 장로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겨져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에서 재판을 받으셨습니다. 베드로는 도망가다가 자신이 큰소리 친 것이 생각나서 되돌아왔습니다. 그는 끌려가시는 예수님을 멀찍이 따라 대제사장의 집 뜰 안까지 들어갔습니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고 대제사장의 종들과 함께 앉아 불을 쬐고 있었습니다. 많은 거짓 증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증거를 찾았지만 얻지 못했습니다. 이 재판은 예수님이 죽임 당할 이유가 없는 흠없고 점없는 어린 양이심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이 불법 재판조차 예수님이 유월절 어린 양으로 죽으시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거짓 증언들에 대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시고 자기 자신을 변호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대제사장이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 묻는 질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밝히셨습니다. 62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하시니”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 그리스도로서의 자신의 신분을 철저하게 숨기셨습니다. 사람들에게 영광 받고 인정 받을 수 있는 순간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그렇게 숨기시던 예수님이 사형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순간에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내셨습니다. 예수님은 섬김받고 영광 받으러 오신 그리스도가 아니라 고난받고 죽임당하러 오신 그리스도이십니다. 나아가 부활 승천하셔서 하나님의 영광의 보좌 우편에 앉으시고 장차 심판의 주로서 재림하실 것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심문을 받는 자리에서도 위축되지 않으시고 그리스도요 심판주로서 당당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전만 해도 놀라며 슬퍼하고 두려워하던 예수님이 어떻게 이렇게 담대해질 수 있었던 것입니까? 겟세마네 기도에서 승리하시고 이미 잔을 마시고자 결단하셨기 때문입니다. 대제사장은 옷을 찢으며 예수님을 신성 모독죄로 사형을 언도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에게 침을 밭고 그의 얼굴을 가리고 주먹으로 치면서 예수님을 조롱했습니다. 심지어 하인들까지 손바닥으로 예수님을 때렸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미 이 모든 상황을 예고하셨습니다. “보라 우리가 예루살렘에 올라가노니 인자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겨지매 그들이 죽이기로 결의하고 이방인들에게 넘겨주겠고 그들은 능욕하며 침뱉으며 채찍질하고 죽일 것이나”(10:33,34a) 이 모든 수난이 예수님이 선지자이심을 증명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예수님의 재판에 이어 또 다른 재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로 베드로가 재판받는 장면입니다. 베드로는 대제사장의 여종 앞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여종은 베드로에게 “너도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67b) 추궁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자기와 함께 있게 하려고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3:14) 그는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을 얼마나 영광스럽게 여겼겠습니까? 그런데 베드로는 여종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겠다며 부정하였습니다. 여종이 두 번째로 베드로를 예수님의 도당이라고 하자 베드로는 또 부인하였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세 번째 그를 예수님의 도당이라고 하자 베드로는 저주까지 하면서 “이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맹세하였습니다. 그는 위기의 순간에 예수님을 손절하였습니다. 베드로는 본래 가장 먼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공개적으로 고백한 사람이었습니다.(8:29) 이런 그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정하였습니다. 실패도 이런 실패가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베드로의 진정한 자각이 시작됩니다. 닭이 두 번 울자 베드로는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울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예수님의 말씀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복음서에는 심히 통곡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마26:75) 베드로가 진실되게 회개했을 때 주님은 그를 다시 제자로 세워주셨습니다. 그는 “돌이킨 후에 다른 형제를 굳게 하라”(눅22:32)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다른 연약한 자를 일으켜 세우는 충성스러운 하나님의 종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기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도 깨어있을 수 없더냐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저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세상은 갈수록 믿음으로 사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 분위기 가운데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감당해온 새벽기도와 일용할 양식 말씀이 나를 지켜주었고 여러 모양으로 하나님의 역사에 쓰임 받는 삶을 사는 데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쉽게 피곤해지고 육신의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치매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실제로 주변에 치매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나중에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면 잠도 늘리고 건강관리를 좀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잠을 많이 잔다고 더 건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갈수록 사탄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는 이 시대에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시험에 들어 베드로와 같이 인생 말년에 오점을 남길 수 있습니다. 제가 날마다 저의 연약함을 핑계대기보다 그럴수록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나아가 엎드려 간절히 기도함으로 믿음의 능력을 덧입고 사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겟세마네에서 피땀 흘리며 기도하신 예수님을 배워 간절히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쳐 복종시키고 십자가를 적극적으로 감당함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데에 쓰임 받는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결론적으로, 고난이 닥쳐올 때 열한 제자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어떻게 홀로 고난의 길을 걸어가실 수 있었습니까? 그 비결은 기도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두고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기도를 통해 자신의 소원을 내려놓고 고난의 잔에 담긴 아버지의 뜻을 깊이 받아들이셨습니다. 우리도 고난을 피하려 하기보다 날마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깨어서 기도함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며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두신 하나님의 소망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함으로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생명 구원 역사에 쓰임 받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