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UBF

ㆍ작성자	관리자
ㆍ작성일	2013-01-20 (일) 13:02
ㆍ분 류	로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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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로마서 제9강]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2013년 로마서 제9강 　　　　　　　 이 인구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말씀:로마서 7:1-25
요절:로마서 7:24,25a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우리는 지난 로마서 강의에서 믿음으로 구원받은 자의 새 삶에 대해 배웠습니다. 믿는 자의 새 삶은 죄에 종노릇하지 않고 의의 종으로 우리의 지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삶입니다. 오늘 말씀은 신앙의 성장에 관한 말씀입니다. 한 생명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 못지않게 제대로 성장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고 기쁜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신앙도 성장해야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자신도 신앙생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신앙이 성장하는데 있어서 율법의 역할과 영적 갈등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길 기도합니다.

제 1장, 율법으로부터의 자유(1-13)
1절을 보십시오. “형제들아 내가 법 아는 자들에게 말하노니 너희는 율법이 사람이 살 동안만 그를 주관하는 줄 알지 못하느냐.” 사도바울은 우리가 율법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된 것을 결혼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떤 여인이 완벽하게 보이는 율법씨와 결혼했습니다. 여인은 그전엔 세상에서 잘나가는 강남스타일을 좋아했습니다.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 노는 사나이,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를 좋아했는데 어느 날 커피를 식기도 전에 원샷하다가 혀를 데어 고생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꾸게 됐습니다. 율법씨와 결혼하고 보니 그는 정말 완벽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사람이었습니다. 신혼여행 때에도 새벽4시에 일어나 일용할 양식을 먹고 다른 방에서 은밀히 기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일에 실수하지 않는 완벽한 그를 보며 여인은 정말 훌륭한 사람과 결혼을 잘 했다고 뿌듯해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율법씨가 자신 뿐 아니라 여인에게도 똑같이 완벽한 생활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새벽기도와 일용할 양식, 소감, 캠퍼스 피싱은 기본이요, 집안 일도 완벽하게 하기를 요구해 매일 아침마다 아홉가지 이상의 반찬(구첩반찬)을 요구하고 밤에는 돋보기를 들고 다니며 집안 먼지를 검사했습니다. 여인은 처음 얼마동안엔 신혼 스피릿으로 순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조금도 봐주지 않고 심한 정죄와 판단을 하며 학대했습니다. 여인은 비로소 후회가 되었지만 한 번 결혼한 이상 남편의 법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만일 여인이 남편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다른 남자에게 가면 간음한 여인이 되어 돌에 맞아 죽어야 했습니다. 여인이 율법씨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는 길은 남편이 죽거나 여인이 죽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율법씨는 체력 또한 완벽한 철인이라 죽지도 않았습니다. 율법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므로 폐기할 수 없었습니다. 남은 길은 여인이 죽는 것인데 죽는다면 자유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 딜레마를 해결해 주셨습니다. 4a절을 보십시오. “그러므로 내 형제들아 너희도 그리스도의 몸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하여 죽임을 당하였으니” 인간은 누구나 죄를 지음으로 율법의 지배아래 있게 됐습니다. 율법은 죄 지은 자에게 정죄와 죄의 대가로 사망을 선포합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내 죄를 지고 대신 정죄 받으시고 죽으심으로 율법의 요구를 다 치루셨습니다(갈3;13). 이로써 율법은 더 이상 우리에게 요구할 것이 없게 되었고 우리는 예수님으로 인해 율법의 속박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 지긋지긋한 율법의 잣대로 정죄 당하고 고통당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율법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시킨 이유가 무엇입니까? 4b를 보십시오. “이는 다른 이 곧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이에게 가서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열매를 맺히게 하려 함이니라.” 예수님은 우리 죄를 위해 죽으셨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신자는 율법씨의 속박에서 벗어난 후 곧 바로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부활하신 예수님과 연합함으로써 새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잘 이해해주시고 담당해주십니다. 무엇보다도 부족한 우리와 함께 하셔서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나아가도록 인도해주시고 하나님을 위해 열매 맺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예수님의 은혜로 새 삶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과거의 율법적인 삶의 습관과 사고방식으로 살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제 예수님의 피로 거듭난 신자는 자신의 남편(소속)이 율법이 아니요 예수님임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5,6절을 보십시오. “우리가 육신에 있을 때에는 율법으로 말미암는 죄의 정욕이 우리 지체 중에 역사하여 우리로 사망을 위하여 열매를 맺게 하였더니 이제는 우리가 얽매였던 것에 대하여 죽었으므로 율법에서 벗어났으니 이러므로 우리가 영의 새로운 것으로 섬길 것이요. 율법 조문의 묵은 것으로 아니할지니라.” 이 말씀은 율법의 지배를 받을 때와 율법에서 벗어나 은혜아래 있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말해줍니다. 율법에 지배받는 삶은 율법이 주는 죄의식으로 사는 삶입니다. 내속에 있는 죄의 세력은 율법에 의해 일일이 나타나 죄의식을 주므로 신앙생활은 하지만 내면에 기쁨이 없고 의무감이나 습관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율법에서 벗어나 은혜의 지배를 받는 삶은 예수님께서 주신 영의 새로운 것, 즉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삶입니다. 그 삶은 예수님께서 주신 죄 사함의 은혜와 성령의 도우심으로 참 자유와 기쁨가운데 사는 삶입니다.
율법은 외적 행동을 규제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고 내면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율법을 지키면 교만해지고 못 지키면 자학하며 불의에 빠집니다. 하나님 영광을 위해 신앙생활 한다고 하지만 육신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사망을 위한 열매를 맺는 삶이 됩니다. 그러나 성령의 인도함 받는 삶은 예수님의 죄 사함의 은혜를 덧입고 나의 모든 것을 아시는 성령과 함께 자발적으로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며 하나님을 위해 열매를 맺는 삶입니다. 이것은 죄의식을 주는 율법에 마지못해 복종하는 삶이 아니라 죄 사함을 주신 예수님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순종하는 삶입니다.
신자의 가정에서도 율법의 지배를 받느냐 은혜(성령)의 지배를 받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율법이 지배하는 가정은 남편이 아내에게 “하나님 말씀에 남편에게 순종하라 했는데 왜 순종하지 않아!”하고 윽박지르면 아내는 “아내를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했는데 왜 사랑 안하고 소리만 질러요!” 하고 반발합니다. 하지만 은혜의 지배를 받는 가정은 다릅니다. 남편이 “하나님 말씀에 사랑해라 했는데 사랑하지 못한 나를 용서해줘요.”하고 고개를 숙이면, 아내는 “순종하라 했는데 순종하지 못한 제가 더 잘못이에요.”하고 무릎을 꿇습니다. 또 목자님들이 율법에 기초하여 의무감으로 양들을 섬긴다면 딱딱한 얼굴로 양을 잡아 끌어올 수밖에 없지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을 치라”는 말씀을 깊이 영접하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양을 섬긴다면 심령에 은혜와 기쁨이 생기고 자발적으로 희생할 수 있습니다. “영의 새로운 것으로 섬길 것이요. 율법 조문의 묵은 것으로 아니할지니라.”(6b) 율법이 아닌 성령으로 하나님역사를 섬기는 것은 거듭난 신자의 신앙생활의 원리입니다. 이렇게 할 때 영적인 비밀을 깨닫고 믿음이 성장하며 예수님 은혜 안에서 의의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이상을 볼 때 우리가 얽매이는 율법에서 자유함을 얻었으므로 율법은 나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도바울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합니다. 7절을 보십시오.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율법이 죄냐 그럴 수 없느니라 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 곧 율법이 탐내지 말라 하지 아니하였더라면 내가 탐심을 알지 못하였으리라.” 율법이 없으면 사람들은 죄를 깨닫지 못합니다. 바울은 “탐내지 말라”는 계명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른 아홉 계명은 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지만 이 계명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적인 것이라 죄로 여기지 않습니다. 탐심은 지나친 욕심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욕심을 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욕심은 오히려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시대가 지날수록 착한 흥부보다는 욕심쟁이 놀부가 더 매력적인 세상이 됐습니다. 상표이름도 흥부가 들어가는 것은 거의 없지만 놀부가 들어가는 이름은 많고 잘 됩니다. 그러나 탐내지 말라는 계명이 있기 때문에 탐심은 죄임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탐심은 각종 죄를 일으키는 무서운 죄입니다. 야고보는 말합니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15) 사도바울은 바리새인으로서 다른 계명은 흠이 없을 정도로 잘 지켰지만 이 계명에 걸렸습니다. 사실 “탐내지 말라”는 계명 앞에 내면의 숨은 죄가 드러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8절을 보십시오. “그러나 죄가 기회를 타서 계명으로 말미암아 내 속에서 온갖 탐심을 이루었나니 이는 율법이 없으면 죄가 죽은 것임이라” 이 말씀은 계명을 통하여 모든 죄가 속속들이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천로역정에서는 이것을 재미있는 비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크리스챤이 먼지가 수복이 쌓여있는 방에 들어갔는데 어떤 사람이 빗자루로 쓸기 시작하자 먼지가 일어나 질식하여 죽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 때 또 한 사람이 와서 물을 뿌리자 먼지가 가라앉고 깨끗하게 됐습니다. 그 방은 죄로 가득한 부패한 인간 내면을 의미하고 빗자루로 쓴 사람은 율법씨요, 물을 뿌린 사람은 은혜씨인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나를 질식하여 죽게 만든 것은 빗자루를 들고 쓴 율법씨가 아니라 내 속에 쌓여 있는 죄의 먼지입니다. 9절 말씀은 이를 잘 말해줍니다. “전에 율법을 깨닫지 못했을 때에는 내가 살았더니 계명이 이르매 죄는 살아나고 나는 죽었도다.” 율법이 없을 때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감 있게 늠름하게 잘 살던 이가 율법을 통해 죄를 깨닫게 되면 양심의 가책을 느껴 죽을 지경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통해 생명을 얻어야 하는 데 오히려 사망에 이르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율법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숨어 있는 죄 때문입니다. 이처럼 율법은 하나님께서 주신 거룩하고 선한 것으로(12) 우리의 신앙성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은혜 아래 산다고 해서 율법을 무시하게 되면 은혜를 남용하고 은혜를 은혜로 여기지 않게 됩니다. 율법이 죄의식을 준다하여 율법을 벗어버리면 죄를 깨닫지 못하게 되고 죄에서의 구원자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 구원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많은 문제 중 하나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깨닫게 해주는 기준이 되는 율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이 시대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50대 이상은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생각하고 30-40대는 무엇이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고 10-20대는 무엇이 재미있는가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아야 죄를 깨닫게 되고 죄를 알아야 죄사함을 주는 복음을 영접할 수 있습니다. 신자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통해 자신의 죄인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 율법은 하나님의 백성다운 규모 있는 삶을 살게 해줍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긍휼로 출애굽 했지만 노예근성이 남아있어 문제를 만날 때마다 하나님께 불평하고 원망하기를 잘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백성들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거두는 것과 안식일을 절대적으로 지키는 율법으로 훈련하심으로 바로의 노예백성이었던 이들을 하나님의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으로 양육하셨습니다. 율법은 우리의 죄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죄를 깨닫게 하고 구원자를 갈망하게 해 구원자 예수님께 인도하는 가정교사입니다.(갈 3;24)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율법의 얽매임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 율법을 통해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여러 가지 율법이 있습니다. 일용할 양식 먹기, 안식일 지키기, 소감 쓰기, 새벽기도 등 이런 율법들은 감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우리의 내면을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훈련합니다. 율법 없이 육신의 생각과 감정대로 사는 것이 자유가 아닙니다. 율법을 지키려고 투쟁할 때 죄짓기를 무서워하고 죄의 유혹을 극복할 내적 힘을 소유하게 됩니다. 율법을 지키고자 애를 쓰는 가운데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덧입게 됩니다. 우리가 율법을 좇아 경건하게 살고자 투쟁하는 가운데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성장하기를 기도합니다.

제 2장, 사도바울의 영적 투쟁(14-25절)
14-20절은 사도 바울의 영적 갈등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앞 장에서 율법은 우리에게 죄를 깨우쳐주고 결과적으로 구원자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임을 증거하였습니다. 그런데 율법으로 죄를 깨닫고 죄와 싸우고자 할 때 많은 갈등을 하게 됩니다. 이는 내 속에서 상반된 두 세력이 서로 싸우므로 나를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울을 정말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원하는 선은 행치 않고 원치 않는 악을 행한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하는 줄 알지만 실제로는 형제를 정죄하고 이웃에 대해 못 마땅하게 생각하며 미워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고통하는 가운데서도 진실되게 자신을 성찰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1-23절을 보십시오.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내 속 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여기서 우리는 성서적 인간관을 배우게 됩니다. 맹자는 인간을 선한존재라고 했고 순자는 악한 존재라고 했습니다. 또 최근 어떤 사람은 인간을 3분류로 나눴습니다. 좋은 놈, 나쁜 놈, 그리고 이상한 놈.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아 선을 행하고자 하는 자아가 있는 반면 타락하여 죄에 지배받는 죄악된 자아가 공존합니다.
한 젊은 화가가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사람의 얼굴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화가는 어머니 옆에서 웃고 있는 한 어린이를 보았습니다. 어린이의 얼굴에는 순수와 평화가 가득했습니다. 화가는 ‘루퍼트’라는 소년의 얼굴을 모델로 그림을 완성한 후 ‘평화’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 나이 든 화가는 죽기 전 ‘평화’와는 정반대의 그림을 그려 죄악의 공포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화가는 감옥을 찾아갔습니다. 흉악범이 갇힌 어두운 독방에 한 늙은이가 엎드려 있는데 눈은 핏발이 서 있었고 얼굴은 흉터가 무성했습니다. 화가는 노인을 모델로 ‘죄악’이라는 그림을 완성 한 후 이름을 물었습니다. 노인은 탁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루퍼트”. 인간은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적 존재로 그 내면은 선과 악의 끊임없는 갈등과 전쟁터입니다. 철학자 샤르트르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인생은 B와 D사이에 있는 C다.” 여기서 B는 birth, D는 death, 그리고 C는 choice입니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입니다. 선을 택할 것인가 악을 택할 것인가? 율법을 택할 것인가, 은혜를 택할 것인가? 그런데 불행하게도 죄악된 세상에서 육신을 입고 있는 인간은 선을 택하기보다 악을 택하려는 육신의 세력이 더 강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바울은 악을 행하고자 하는 악한 의지가 더 강하게 자신을 사로잡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죄짓게 하는 원인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 안에 있으며 자신의 힘으로 이 세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피로 죄에서 구원받고 하나님영광을 위한 새 인생을 살게 됐지만 다시 육신의 죄에 얽매이며 절망할 때가 많습니다. 과거엔 죄가 죄인인줄 몰라 죄의식도 갈등도 없었지만 이젠 율법을 통해 보게 되는 자신의 육신의 죄성에 더욱 절망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엔 율법을 철저하게 지켰던 바리새인이요 예수님께 구원받은 이후에는 결혼도 하지 않고 전 인생을 하나님께 드린 바울의 이런 탄식에 다른 신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평범한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하지만 사도바울의 갈등은 성화되는데도 갈수록 더욱 많은 죄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성화될수록 하나님의 강력한 빛이 자신의 심령을 비추어 더 많은 죄를 보게 한다는 말입니다. 이는 신약에서 나오는 자신의 호칭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초기에 쓴 고린도 전서에는 “나는 사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고전 15;9)”라고 했지만 중기 기록인 에베소서에는 “나는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자”라(엡3;8)했고 가장 마지막에 쓴 디모데전서에는 “나는 죄인 중에 괴수”(딤전 1;15)라고 완전 격하시킵니다. 사도바울의 갈등은 하나님 앞에서 진실되게 살고자 하는 영적 갈등입니다. 영적 갈등은 자신 속에 있는 죄와의 싸움을 말합니다. 이런 갈등을 통해 내가 얼마나 무력하고 비참한 죄인인가 참 자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영적 갈등은 두려워해서도 안되고 부담스럽다고 회피해서도 안됩니다. 이런 갈등은 내가 영적으로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갈등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인간적인 갈등은 영적인 세계에서 육의 세계로 전락시키는 백해무익한 갈등입니다. 우리가 여러 사람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인간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인간적 갈등에 시달립니다. 인간적인 갈등은 문제를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조건 개선으로 해결하려는 갈등입니다. 인간적 갈등으로 절망과 불신에 빠져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교회와 직장과 모임에 책임을 돌리려 한다면 문제는 더욱 꼬이고 해결책을 잃게 됩니다. 인간적 갈등을 하다가 망한 대표적인 사람은 이스라엘의 초대왕 사울입니다. 사울은 자신의 불순종과 교만의 죄를 회개하기보다 다윗을 시기하는 인간적인 갈등 때문에 온 정열과 국력을 다윗을 죽이려 찾아다니는데 다 쏟아 부었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악령에 시달리며 고통당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적인 갈등이 생길 때 즉시 영적 갈등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은 바로 내 속에 있는 죄로 인한 것임을 간파하고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나가 영적 갈등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놀라운 비밀을 깨닫게 됩니다.
사도바울은 사망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자신의 존재에 깊이 절망하며 절규하다 갑자기 감사로 바뀝니다. 25절을 보십시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는 극한 절망 속에서 빛되신 예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만이 자신의 죄와 사망의 세력에서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문제의 해결자이심을 깨닫게 됐습니다. 누가 하나님 영광을 위해 선을 행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타고난 성격이 훌륭한 사람도 아니고 율법을 잘 지키는 사람도 아닌, 회개하기에 용감한 자가 하나님을 위해 선을 행할 수 있습니다. 죄가 주는 절망과 두려움과 자의식을 극복하고 용감하게 믿음으로 또 다시 자신의 죄를 들고 예수님께 나가는 자가 진정 하나님 영광을 위해 선을 행할 수 있습니다. 신자는 죄악된 세상에서 육신을 입고 있는 한 악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날마다 나의 죄를 들고 예수님께 나아갈 때 죄는 그 자리를 잃어버리고 내 육신을 하나님 영광을 위해 드릴 수 있습니다. 신앙이 성장하는 것은 결국 예수님을 더 깊이 만나고 그 은혜와 진리와 사랑을 더욱 깊이 깨닫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죄를 깨닫고 갈등할 때 인간적 자신감을 잃어버리지만 예수님께 나아감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내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엔 나름대로 성실한 모범생이었는데 예수님을 영접하고 신앙연륜도 길어졌지만 더욱 죄인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사도바울 같은 영적 깨달음이라기보다는 예수님께서 가정과 직장과 교회에서 부족한 저에게 많은 은혜를 주셨는데도 감당하지 못하고 아직도 죄와 율법에 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탐심의 죄는 겉으로는 멀쩡해도 내면을 병들여 세상 물질과 정욕의 세력에 붙들리게 해 오랜 신앙생활에도 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율법에만 매이는 신앙생활을 반복하게 했습니다. 죄의 문턱에 자주 걸릴 때 율법의 정죄로 내면은 기쁨이 없고 답답하고 딱딱한 신앙생활을 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말씀을 통해 죄인으로써 영적갈등하다 예수님을 바라보는 바울처럼 제가 어떤 크고 반복되는 죄가운데서도 예수님을 붙들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다시 나의 죄를 들고 예수님께 나아감으로 죄사함의 은혜와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길 기도합니다.

결론적으로, 율법과 내적 갈등은 모두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신앙성장에 없어서는 알 될 성장 촉진제입니다. 율법을 통해 내 속에 있는 죄를 발견하고 이 죄를 예수님께 들고 나감으로 죄사함받고 성숙한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도합니다.